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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제 사건 이후 8개월 만에 처음 들은 가해 내용에 대한 반론

사건개요

상영회 이후 장장 8개월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제가 행한 가해가 무엇인지 듣게 되었는데요.
가해의 내용은


  1. 노리밋 당시 피해자의 동의 없이 대리인 행세
  2. 노리밋 당시 문제제기자들과 충분히 이야기했다는 허위사실 유포
  3. 노리밋 이후 한국에서 배제를 당했다는 허위사실 유포
  4. A에 대한 공격적 접촉.(노리밋 이후 1회의 채팅/당일)
  5. 상영회에서 배제를 당했다는 허위사실 유포

정도인것 같군요.


기본적인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자신과 인식이 다른 모든 것을 상대의 허위사실 유포라고 주장하는 한편, 실제로 벌어진 일을 고의적으로 왜곡하며 인신공격을 감행하는 글을 보고 있노라니 참, 깝깝합니다만.


아무튼 하나하나 답변합니다.



1.피해자의 대리인 행세를 누가 언제 했다는건지 명확히 밝혀주십시오

저는 피해자의 대리인을 자처한 적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 누가 어디서 그런 소릴 했다는건지 명확히 밝혀주십시오. 당시 저는 사건의 피해자도, 가해자도, 피해사실도 알지 못했습니다. 다만 문제제기자들이 올린 비판글을 읽었을 뿐입니다. 노리밋 서울을 준비하는 채팅룸에서 나온 “아시아 호스트클럽/걸즈바” 발언과 그 이후 발언자/주변인의 태도를 비판하는 글을 읽은 후


“물리적으로 한국의 운동 판에서 떨어져 있는 채 한-중의 네트워킹이라는 맥락으로 <노리미트 서울>를 인지/관여하게 된 상황 속에서 스스로 납득이 되는 방식을 찾아야 했고, 이에 <노리미트 서울> 안에서부터 문제를 제기하고 논의하기 위한 토론회를 준비”


“제가 오랫동안 알아온 커뮤니티인 <빈집>도 비슷한 문제 (누구에게나 열린 형식의 운동, 즉 과거의 이데올로기적 조직운동과 다른 방식으로 자율적인 운동의 장소를 만들고자하는 시도에 운동적으로 훈련되지 않은 사람들, 일반사회의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참여하며 일어나는 차별과 폭력의 문제들에 어떻게 대처해야하는가 라는 문제)를 겪고 있었고, 저 또한 이런 부분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었기에 도쿄 OO의 사람들과 <빈집>을 초대해 이러한 문제를 토론하는 기획”


을 했다고 공론화 문서에 이미 밝히고 있습니다. 저는 제 스스로 사회 운동에 몸담고 있는 주체로서, 그리고 사회운동을 고민하는 주체로서 이벤트를 기획했습니다. 누군가의 대리인으로서 기획한 것이 아닙니다. 저는 누군가를 보호하거나 대리하는 운동을 하고 있지 않으며,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2. 노리밋 당시 문제제기자들과 충분히 이야기 했다는 허위사실 유포?

저는 문제제기자들에게 허락을 받아야만 노리밋 서울에 참가하거나 제 나름의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굳이 그런 내용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말입니다. 이벤트를 준비하던 와중 문제제기자 그룹에 속해있던 한명의 지인에게 연락이 왔기에 (2017년 8월 27일), 몇번의 채팅과 전화를 통해 제가 참가하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저와 함께 토론회를 준비한 C 또한 문제제기자 중 한명인 B와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문제제기자들이 내부적으로 어떻게 소통을 하고 있었는지는 제가 알바가 아닙니다. 제경우는 주로 전화로 이야기했으므로 기록이 많이 남아있지 않지만 남아있는 기록을 제시합니다.




3. 노리밋 이후 한국에서 배제를 당했다는 허위 사실 유포?

작년 11월 22일 상영회의 순간까지, 저는 단 한번도 배제라는 말을 쓴적이 없습니다.

공론화 문서에 이미 밝히고 있듯이


“토론회 직후 제 동료는 소통하고 있던 비판그룹의 멤버에게 자신들이 준비 중인 행사에 참석하지 말 것을 통보하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제경우 <노리미트 서울> 일정이 끝난 후 개인적으로 (한번) A씨에게 메시지를 보내 대화를 시도했지만 “<노리미트 서울> 보이코트 중이다"라는 말로 거절당했고 그 이후 페이스북 등에서도 차단된 것을 알게 됩니다. 당시 <노리미트 서울>을 비판하는 글을 올린 비판그룹은 두개의 글을 제출했습니다만 비판의 내용은 OO에 대한 것이었고, 정식으로 서울에서의 <노리미트 서울> 보이콧을 선언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행사 이후, 비판그룹의 일부는 우리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한편, 일부는 우리와 교류를 끊었습니다. 한편 우리와 교류를 끊은 이들이 <노리미트 서울>에 참가한 모두와 교류를 끊은것도 아니었습니다. 불쾌함과 함께 여러 가지 이유로 납득이 되지 않았지만, 이 상황이 비판그룹의 입장인지 개인적 원한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후자라면 누구에게 어떤 기준으로 화를 내고 있는것인지도 알수 없는 채 대화를 거절당했기에, 정치적인 의사표명보다는 개인적인 교류 단절의 방식이라고 여기고 넘어갔습니다.”


이후 제 생활로 돌아오면서 더이상 별로 생각도 하지 않았고요. 다만, 이후 일본에 체류하는 중에 노리밋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거나 알게된 활동가들이 지인이 겹치는 B에 대해 물어 올 경우, 뭐 원래도 잘 아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이런저런 경위로 노리밋에 참가한 이후 몇명에게 페이스북에서 짤렸고 같이 준비한 C는 행사에 오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 노리밋 참가자 전부에게 그러는 것도 아니라서 왜 그러는건지 무슨 생각인지는 전혀 모르겠다는 설명은 했습니다. 아직 사람들이 노리밋에 관심/기억이 있었을 때 2-3번 이야기가 나왔을 뿐이며 제게 있었던 일만을 그대로 이야기했을 뿐이므로 허위사실은 전혀 없었습니다. 당시 벌어진 상황을 <영문을 알수 없는 개인적인 관계끊기>가 아닌 운동체의 배제라고 인식했다면 저는 그에 대해 당연히 공식적으로 대응했을 것입니다. 


노리밋 서울 당시 겪은 납득되지 않는 상황을 포함, 귀 대책위의 글에 나타나 있는 무수한 오류에 대해 구구절절 말하기도 귀찮지만, 가해의 내용으로 말해지는 부분과 관련해서만 설명 및 사실과 다른 부분을 정정합니다.


첫째. C와 저는 저희 토론회 다음날 열린 M("이지메 피해자")이 참가하는 이벤트에 참여하고자 한 상태였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C가 B에게 말해둔 상태였습니다. (저와 함께 간다고 했는지까지는 알수 없지만, 공개 이벤트였으니 상관도 없는 일이지요.) 그러나 토론회 다음날 B는 C에게 전화를 걸어서 M의 상태가 안좋으니 오지 말아 달라고 합니다. (귀 대책위측은 이 부분에 대해 전혀 다른 선후관계를 기술하고 있는데,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필요하다면 채팅기록 올리겠습니다.) M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말에 C도 당연히 납득했고 저에게도 그렇게 말했으므로 저도 함께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위에 2번에 제시한 채팅내용 보시죠.) 공론화 문서에도 서술했지만, 저는 이 부분에 대해 제가 뭔가 직접 들었다고 말한 적이 없는데요. 그런게 너무 많아서 일일이 지적할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어떤 글에 반론을 할때는 제발 그 글을 잘 읽고 해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노리밋 일정이 끝난 다음날 저는 노리밋 참가자들 (주로 대만친구들)의 서울관광에 동행, 일정 마지막에 A가 소속된 조직의 공간 위층의 (A와도 함께 행사를 하거나 하는) 문화 공간에 놀러가게 됩니다. (도쿄의 그룹과 친밀한 관계를 가진) 대만 친구 한명이 거기서 B를 만날 약속을 해둔 상태였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이 문화공간이 A가 관계하는 공간이라고 잘못알고 있었기에 당연히 A도 이 방문에 대해 알고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만, 이 부분이 사실과 달랐던 모양입니다.) 함께 방문한 대만 참가자들 중에는 문제가 된 “아시아 호스트클럽/걸즈바" 발언 비판에 대해, 성노동자/활동가의 입장에서 반론했던 이벤트의 주최자도 있었으므로, 아무튼 문제제기자들이 노리밋참가자/이벤트 주최측들과 완전히 교류를 단절할 생각은 아닌가보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같이왔다는 걸 들은 B가 해당 공간에 들어오는 것을 거부하면서 대만 참가자 몇명(성노동 이벤트 주최자 포함)이 따로 옥상에 올라가 B와 이야기를 나누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 대체 뭐가 문제인지 좀 들어나 보고 싶은 싶은 기분이 된 저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A에게 메시지를 보냅니다. 그러나 노리밋 보이코트중이라는 말로 거절당한 후, 노리밋 참가에 관한 설명을 요청받아 나름 열심히 답했지만 그 이후 어떤 대답도 없었습니다. 꽤 불쾌했습니다. (아무튼 자주 연락을 주고 받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이전에도 뜬금없이 상호간에 연락을 한 적이 없지는 않습니다. 노리밋 이전의 채팅에서는 A가 런던에 오게되면 저의 집에서 재워달라는 요청 및 본인의 지극히 개인적인 신상 이야기까지 했던터라, 연락 그 자체가 갑자기 공격으로 여겨질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셋째. 그 후 A나 B는 페북등에서도 저와 C를 차단합니다(B는 C를 차단했지만 A는 C를 차단하지 않음). 이후 B가 주변 사람들에게 “C가 왜 토론회에 참석하는지에 자기에게 설명한 이유는 전부 변명이고 사실은 도쿄의 그룹과 친해지고 싶어서 참석했을 뿐이다. 배신감이 너무 크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전해듣게 됩니다. 뭐 전해들은 이야기니 그쪽이야 말로 허위사실을 유포하지 마라.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벤트를 준비한 의도를 어째서 자신이 우리보다 더 잘 알고 있다고 확신하는 건지 전혀 납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C는 노리밋 서울 이전에도 이후로도 도쿄의 해당 그룹과는 특별히 관계도 관심도 없습니다. 제 경우 2017년 말 일본에 왔을때 스스로의 눈으로 직접 보고 판단하고 싶다는 생각에 그 그룹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에 한달간 머무른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는 일본에 머무는 내내 주로 산야에서 활동했으나 도쿄의 프리카리아트 운동을 주제로 한 제 연구의 필드의 일환으로 해당 그룹의 사람들을 상대로 인터뷰 등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4. A에 대한 공격적 접촉?

공론화 문서에 밝혔듯이 저와 A는 대면/연락을 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 노리밋 이후로는 노리밋 직후의 채팅과 작년 11월 22일 상영회, 단 두번의 접촉이 있었는데요. 그 두번의 접촉이 모두 저에 의한 일종의 폭력으로 묘사되어 있군요. 첫번째 접촉에 대해서는 위 박스 안의 두번째 내용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상영회에서 저는 A에게 말을 걸지 않았습니다. 평창올림픽반대연대팀이 행사장에 도착했을때 저는 산야의 동료와 나란히 앉아있었구요. 제가 말을 건넨 것은 저와 같은 공동체은행 소속으로 함께 세미나도 하는 등 나름 친근하게 지내왔던 S였습니다. 행사장에서 저를 본 S가 놀라는 표정을 하길래 통역으로 왔다고 말했고, 오랫만의 만남이었는데 엄청나게 굳은 표정을 하고 있는 S에게 표정이 왜그러냐고 농담을 건낸 후 평범하게 대화를 했습니다. 옆에 계시던 산야의 활동가분에게도 소개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큰소리로 모두에게 한말도 아니거니와 “X씹은 얼굴” 이라니. 이건 기본적으로 제가 쓰는 말투가 아닙니다. 그간 평창올림픽반대연대측이 어떤 참신한 내러티브로 제 가해를 주장할지 진심으로 궁금했지만 제가 이벤트 장소에 서서 “나는 통역하러 왔다. 왜 똥씹은 얼굴인가" 라고 외쳤다는 내용을 읽으니 참으로 황당하군요. S와 개인적으로 나눈 소소한 대화가 이렇게 모욕적인 방식으로 왜곡되어 의도적인 인신공격에 사용되고 있는 것에 대해 강하게 항의합니다. S, 정말 해도해도 너무하는군요. 이런게 허위진술이죠. 지독하게 악의적인 허위진술. 정말 진실공방으로 가고 싶다면 당시 내내 옆에 같이 있던 산야의 활동가 (한국어를 하시는 분임)의 증언을 첨부할 수 있습니다. 80년대부터 한국의 운동에 연대해오신 분, 연대를 위해 한국어를 공부하신 분께 이런 꼴까지 보이게 되는게 상당히 부끄럽지만요.[각주:1]



5. 상영회에서 배제를 당했다는 허위사실 유포?

저는 도쿄의 반올림픽회를 향해 배제를 당했다는 항의를 한적이 없습니다. 상영회에서 돌아가달라는 요청을 받았을때 당황스럽고 모욕감을 느낀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후 반올림픽회와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서로간에 인식의 차가 있다는 것을 확인합니다. 반올림픽회는 그 자리에서 불안한 사람을 보호했을 뿐, 배제의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고, 저는 그 설명을 받아들였습니다.


한편, 평창 측이 행한 배제에 대해서는 분명히 항의해왔습니다.


상영회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 [주최단체가 가해자로 규정되는 인물의 참가를 제한한 것]이라고 설명한 것은 제가 아닌 평창올림픽반대연대입니다. 1월 13일 제게 보낸 문서를 다시 한번 정독하시길 권합니다. 저는 그날 벌어진 일이 개인의 돌발행동인지 단체의 결정인지 설명하고 사과할 것을 요청하는 메일을 보냈습니다. 이에 평창올림픽반대연대는 주최단체로서 행한 행동이며, 노리밋 관련 가해자에 대한 당연한 조치였으며 앞으로도 강간문화/가부장제와 싸우겠노라는 선언의 문서를 보내왔습니다.


제가 공론화를 통해 문제제기 한것은 그 선언의 폭력적인 내용과 형식입니다. 저는 앞으로도 비슷한 일을 당할수 있다는 불안감에 공론화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누군가를 가해자로 규정하고 운동단체의 이름으로 배제(건 참가제한이건 분리건)를 선언하려면 적어도 가해의 내용을 명백히 밝히라는 요청이었습니다.


공론화 문서에서 이미 했던 질문이지만 다시 묻습니다.


“평창올림픽반대연대 측은 “참가 범위 제한"이라는 말과 함께 “분리"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지만, “분리”는 결코 중립적인 말이 아닙니다. 무엇을 무엇으로부터 어떻게 “분리” 하는가는 지극히 정치적인 문제입니다. 불안을 호소하는 자기 동료를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한 운동단체가 어떤 구체적 원인도 제공한 적이 없는 개인을 공개적인 운동의 현장에서 “분리"하는 것이야말로 가족주의적/집단주의적 태도를 바탕으로 한 배제가 아닙니까?”


저는 허위사실을 유포한적이 없습니다. 상영회 당시 제가 인식한 상황/제 스스로가 느낀 감정에 기반해 쓴 글은 11월 30일 평창측에 보냈던 사과 요구의 문서 단 하나 뿐입니다. 이후 반올림픽회와의 대화과정에서 인식의 차를 확인한 저는 이 문제를 둘러싸고 사실공방을 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느꼈기에, 제 인식/감정에 기반해 대응하는 것을 멈췄습니다. 대신 저는 상영회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반올림픽, 평창올림픽반대연대가 표명한 각각의 입장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그것에 바탕해 대응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쓴 공론화 글에 등장하는 상영회 및 이후 상황에 대한 기술 또한 제 인식에 바탕한것이 아니라, 두 단체에서 받은 문서에 전적으로 의존해 일일이 인용하며 작성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실과 다르다는 말이 나오고 있으니 참 황당합니다만.)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만, 제 공론화 문서의 핵심, 즉 평창올림픽반대연대에 의한 배제에 대한 항의는 전적으로 평창올림픽반대연대가 제게 보낸온 문서의 내용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당시 벌어진 일이, 개인의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벌어진 조치였으며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을것이라고 설명했다면 저는 그렇게 이해했을 것입니다. 이제와서 뜬금없이 배제는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싶다면, 적어도 그 편지는 실수였다거나, 그런 내용으로 쓴게 아닌데 제가 오해를 하고 있다거나, 그땐 그렇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아니라거나, 뭐 이정도의 변명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저는 평창올림픽반대연대가 운동단체로서 개인에게 보낸 문서에 대해 책임을 질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런 근거도 없이 저를 가해자화함으로써 본인들의 배제가 정당했다는 폭력적인 문서를 보내놓고는, 거기에 대해 일언반구의 설명도 없이 이제와서는 배제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운동단체, 다른 단체의 말 뒤에 숨어 스스로 말한 것을 부정하는 운동단체, 사실을 교묘하게 왜곡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대를 가해자로 만들어내는 운동단체를 향해 더 이상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만들어 낸 가해의 내용도 참 별거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아무튼 배제가 없었다니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제가 A에게 말을 걸거나 공격을 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안하셔도 좋습니다. 공적 장소에서 저에 대한 배제를 시도하지 않는 이상 절대로 그런 일은 없습니다. 다만, 제 스스로 제 활동의 범위와 동선, 제 존엄을 제한하는 일 또한 없을 것입니다. 11월 22일, 이유도 모른채 쫓겨나듯 돌아갈수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나때문에 상영회가 지체되고 있다는 압박 속에서 저는 아무말도 하지 않을테니 영화만 보고 돌아가게 해달라는 요청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스스로를 말할 수 없는 존재로 만든 채 상영회에 남아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느꼈던 참담함을 두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습니다. A이 불안을 느낀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제가 이유를 제공한 적이 없는 불안에 대해서는, 분리건 뭐건 제게 요청하시지 말고 스스로 해결하시기 바랍니다.

 


덧붙임. 문서 전반부에 길게 적으신 [노리밋 채팅방 사태]에 대해

그게 지금 이 일이랑 무슨 상관입니까?


“아시아 호스트클럽/ 아시아 걸스바”를 하자는 말이, 강간문화인지 성폭력인지 성희롱인지 성상품화인지, 혹은 친한 친구이기도 하고 노리밋에 참여할 예정이었던 성노동활동가와 함께 할수 있는 행사를 염두에 두었던 것인지 그 모든 판단과 해석의 가능성을 재쳐두고. 그 발언을 둘러싸고 심각한 가해/피해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대체 제가 왜 그 사건의 왜 가해자인가요? 


저는 그 채팅방에 있지도 않았고. 그때까지 그 일본 그룹과 교류를 한 적도 없었습니다. 도쿄의 그 그룹과 관련된 사람들이 모두 다 상종할 수 없는 나쁜 놈들이라는 문제제기자들의 판단이 한치의 오류도 없는, 전지적으로 올바른 판단이라고 칩시다. 문제가 있으면 직시하고 고쳐나가겠다는 자세로 책임지고 행사를 진행한 한국활동가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예 몰랐거나, 혹은 비판 글을 읽은 후 나름대로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행사를 준비하거나 참여한 여타의 일본 참가자들, 대만, 홍콩, 중국, 싱가폴의 활동가들이 전부 나쁜 놈이 되는 건 대체 무슨 논리입니까? 


“아시안호스트클럽/아시안걸즈바"를 하자는 발언이 <성폭력적/제국주의적> 차별의 함의를 담고 있는 발언이었다면 그자리에서 피해를 입은 건 문제제기자들만이 아닙니다. 모든 여성. 젠더감수성을 갖고 있는 모든 사람이 피해자겠죠. 그리고 '성폭력적/제국주의적 차별의 피해'라는 맥락에서 가장 큰 당사자성을 갖고 있는 사람은 한국/여성일 것입니다. (당시 채팅방에는 두명의 한국/여성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한국/여성 중 한명이었던 노리미트 서울 오거나이저는 채팅방에 남아 내부에서의 논의를 지속하고 해결을 도모했다는 이유로 어느새 가해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이건 무슨 해괴한 상황입니까? 이거야말로 도착적인 식민주의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처음엔 피해자의 대리인이던 문제제기자들이 어느새 자기 스스로를 피해자로 인식하는 것도 이상하지만, 어떤 문제에 대한 인식 및 그에 대한 해결을 도모하는 방식이 자신들과 다른 사람을 전부 가해자로 취급하는 것도 대단히 문제적입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는 것은 물론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까지, 그것을 결정할 권리를 갖고 있는 것은 피해자의 대리인이었다가 어느새 피해자가 되어버린 자신들 뿐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요. 아시겠지만 강간사건 등과 같은 직접적인 성폭력 사건에서도, 피해자 중심주의는 피해자의 인식을 전적으로 받아들이고 그가 원하는 것을 전적으로 수용하는 것을 뜻하지 않습니다. 도착적인 식민주의와, 왜곡된 피해자중심주의, 분리주의적인 운동방식에 기반해 피해/가해를 무한확장하는 것은 (지금 벌어지는 상황이 보여주듯) 무의미할 뿐 아니라 대단히 유해합니다.



끝으로

이 글을 제출한 단위가  “노리미트 성희롱 사건 해결 및 D씨의 허위사실 유포중단을 위한 대책위"라고 나와있는데, '노리미트 성희롱 사건'이라는 것의 범위를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정하고 있는 것인지. 구체적인 가해자와 피해자를 어떻게 특정하고 있는 것인지. 또,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것인지. 즉 ‘대책위’라는 이름에 걸맞게 신뢰할 만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피/가해자에 대한 각각의 조사를 포함한 확실한 사실규명을 진행하겠다는 것인지 궁금합니다만. 


지금 제게 하고 있는 걸 보면 그런 기대를 하긴 힘들것 같군요. “D씨의 허위사실 유포”라는 말은, 일단 진상규명이 이루어진 후, 무엇이 허위인지 진실인지 확인한 후에야 나올수 있는 발언인것 같은데, 진상규명의 과정도 없이 저를 허위사실 유포자로 규정짓고 그 문서를 공개한 행위에 대해서 귀 ’대책위’는 어떻게 책임지실 건가요? 



  1. 사실을 약간 섞은 채 맥락이나 뉘앙스를 왜곡해 증언하는 것은 대단히 비열한 논쟁방식입니다. 인상에 강렬하게 남아있는 예가 하나 있는데요. 노리밋을 비판하는 글 1에서 문제제기자들은 노리밋 준비 채팅룸에서 “호스트클럽/ 아시아 걸스바"를 하자는 제안이 나왔다고 진술합니다. (채팅룸에서 나온 실제 발언은 “아시아 호스트바/아시아 걸스바"를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더니 글 2에서는 “왜 ‘걸스바’에만 ‘아시아’가 붙는가” 라며 강한어조로 비판합니다. 걸스바에만 아시아를 붙인 것은 발언자가 아니라 자신들입니다. 그것이 왜곡인지 실수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들이 선별적으로 기록한 왜곡된 정보를 사실로 믿기 시작한 모습에 놀랐습니다. 아무리 적대하는 상대라고 해도 상대의 발언/행동을 편의적으로 왜곡하는 일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본문으로]